과학과 종교 이슈/창조-진화 논쟁

[퍼온 글] <과학과 신앙 - 연대 측정에 관하여> - 이재호

별아저씨의집 2016. 9. 3. 11:46

연대측정에 관해 창조과학의 오류를 알 수 있는 글입니다. 퍼왔습니다. 

https://www.facebook.com/futureshaper/posts/10154074462058043


<과학과 신앙 - 연대 측정에 관하여>

"과학적 사고와 신앙적 사고... ​어쩌면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창조과학'에는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갑니다. 성경이 사실임을 과학을 통해 증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과학자는 창조과학이 과학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습니다. 무엇보다 접근법이 다름이 보이더군요. 한 쪽은 관측된 현상을 기반으로 이를 설명하는 타당한 결론을 도출해내려 합니다. 다른 쪽은 결론은 정해져 있고 이 결론을 지키려는 노력을 합니다. "일단" 첫번째 접근법을 과학적 사고라 하고, 두번째 접근법은 신앙적 사고라 부르겠습니다.


과학적 사고는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어떤 학설이 있는데, 이와 잘 맞지 않는 새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안맞네?" "어느 한 쪽에 문제가 있군" "다시 한번 조사해보자" "이런 저런 이유로 기존 학설이 틀렸네" "바꾸고 검증을 해보자" "모든걸 고려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려야겠어."


신앙적 사고는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믿음이 있습니다. 그 믿음과 충돌되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안맞네?" "분명히 증거에 문제가 있을꺼야" "(예외 상황을 보며)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증거는 믿을게 못돼" "역시 우리의 믿음은 맞았어." 


제가 보기에 창조과학의 접근법은 (이름에 과학이 들어감에도) 과학적 사고보다는 신앙적 사고에 가깝습니다. 


연대는 중요합니다. 지층의 연대를 인정하면, 젊은지구론도 홍수지질학도 무너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창조과학 블로거로 유명한 핑도망(fingerofthomas)님이 대화를 요청하셔서 연대측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했습니다. 이 분이 "방사성 연대 측정의 원리와 비현실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더군요. (댓글에 해당글을 링크했습니다.) 이 글을 보며 양쪽의 차이를 실감했습니다. 


우선 창조과학에서 자주 거론하는 KBS 경우를 생각해보죠. 케냐의 Kay Behrensmeyer Site라는 곳입니다. 1967년 이 지역의 연대를 측정했을 때, 2억3천만년이 되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여기에서 돼지나 코끼리, 유인원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해당종들은 200~500만년에 존재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기존의 학설과 맞지 않았죠. 이후 새로운 연대측정이 이루어졌고 1977년에 이 지층의 나이는 261만년에서 52만년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창조과학자들은 이처럼 진화론에 맞추기 위해 바뀌는 연대측정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KBS 사례를 보며 과학자들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최초 측정의 오류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섞인 다른 지층 물질 때문임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정확한 연대를 계산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했습니다. 창조과학측 말대로 진화론 시간표에 맞추어 연대를 정해버리면 되는데 그러지 않았던거죠. 13년에 걸친 (아마도 수십차례의) 계속된 조사 끝에 KBS의 나이는 190만년 정도일 것이라는 의견의 일치를 1980년에 이루었습니다. 최소 열두 개의 관련논문이 20년에 걸쳐 발표되었습니다.


KBS 이외에도 새로운 증거에 맞추어 지층의 연대가 바뀌거나, 아니면 화석의 종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KBS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겠지요. 창조과학자들은 이 사례들을 거론하며 연대측정을 믿을 수 없다 말하지만, 이 사례들은 오히려 과학적 사고의 예를 보여줍니다. 즉 기존의 학설과 다른 증거가 나오면 원인을 파악하고 추가 조사를 통해 필요하면 학설을 수정합니다.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처럼 진화의 시간표에 맞추어 연대를 바꾼 것이 아닙니다. 그건 그들이 젊은 지구론이나 홍수지질학과 충돌하는 증거를 인정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요.


창조과학의 반대진영에도 이런 신앙적 사고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과학계 전체는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 과학적 접근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학설의 수정과 발전이 이를 보여줍니다. 


창조과학자들이 연대측정법에 대해 내놓는 의문은 여러가지 있습니다. 먼저 탄소연대측정법의 대상이 되는 C-14이 아직 평형상태를 이루지 않음을 지적합니다. C-14은 붕괴되어 N-14로 바뀝니다. 대상 물체의 C-14을 측정하여 연대를 계산하는 방법이 탄소연대측정법입니다. 창조과학자들은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C-14의 생성과 붕괴가 평형을 이루어야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이는 지구가 젊다는 증거라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주장은 C-14 생성에 영향을 주는 자기장의 양이 일정하게 감소한다는 가정을 필요로합니다. 하지만 자기장의 양은 증가했다 감소했다를 반복해왔음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렇기에 C-14 생성/붕괴의 평형은 이루어졌다가도 깨질 수 있습니다. 


오래된 물질에서 아직도 C-14이 발견된다는 문제도 지적합니다. 몇천 년이 지나면 C-14은 발견될 수 없어야 하는데, 그 이상 오래된 광물이나 화석에서도 C-14은 검출됩니다. 이에 대해 과학계는 모두 만족하는 답은 아직 없다고 인정합니다. 측정장치나 혹은 외부로부터의 오염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1950년 이후 계속된 핵실험도 원인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오염이 적은 바다 깊은 곳에서 가져온 물질에는 보다 적은 양의 C-14이 검출된다는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염을 위해서 필요한 양이 크지도 않습니다. 4천조의 C-14원소를 무게로 환산하면 0.000000000093 그램이 된다고 하네요. 극소량의 C-14이 추가되어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염을 고려하여 이를 계산에서 제외하는 방법론이 만들어져 있지만, 무엇보다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오래된 물질의 나이를 계산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습니다. 반감기가 더 긴 다른 물질들이 있으니까요. 


칼륨-아르곤 측정법의 문제도 지적합니다. 칼륨의 반감기는 12억 5천년으로, 이 측정법은 화산 발생시 아르곤이 다 날라가 남은 양이 0가 된다는 가정에 기반합니다. 하지만 아르곤이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여러 이유로 아르곤의 양이 완전히 0가 되지 않아서 잘못된 측정결과를 내었습니다. 이 부분이 창조과학자들의 공격 포인트가 되었지요. 그런데 이 주장은 1974년도에 제기되었습니다. 이미 과학자들도 칼륨-아르곤 측정법의 문제를 알고 있었기에 더 신뢰성이 높은 Ar-40/Ar-39 측정법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창조과학자들은 40년전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옌데 운석의 나이에 대해 지적합니다. 지구 연대 측정의 기준인 아옌데 운석의 나이가 측정방법에 따라 다르기에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아옌데 운석은 어느 원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44억년에서 104억년의 나이가 계산되었습니다. 보기에 따라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최소한 44억년의 나이가 계산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아옌데 운석이 "유일한" 근거가 아니라는 겁니다. 1991년 출간된 <The Age of Earth>(Dalrymple)는 13개의 다른 운석에서 측정한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세가지 원소를 사용한 측정은 모두 40~45억년의 나이를 가리킵니다. 또한 지구 나이 측정에 운석이 사용되었던 이유는 생성초기의 운석충돌로 암석이 대부분 측정이 불가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데, 최근 zircon이라는 암석이 이 시기를 견뎌내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2001년 zircon을 이용한 연대측정이 있었는데 역시 45억년+의 나이를 가리킵니다. 해당 논문을 살펴보면 동위원소를 사용한 연대측정결과를 다른 화학이나 지질학적 연구를 통해 교차검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연대측정법은 필요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드는 방법이 아닙니다. 창조과학측은은 모든 과학자들이 반기독교를 위해 연구결과를 맞춘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제가 알기로 그렇게 자존심 없는 과학자는 없습니다 ^^ 연대측정과 진화론, 나아가 빅뱅이론은 별도로 발전한 학문입니다. 동위원소를 연구하다 보니 연대측정이 생겼고, 화석을 연구하다 진화론이 나왔고, 적색편이를 연구하다 빅뱅이론이 나온 겁니다. 창조과학자들은 음모론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조과학자들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예를 들어 우라늄-납의 변환은 쉽게 관찰이 됩니다. 이 변환의 반감기가 44.68억년임도 지수함수로 계산이 가능합니다. 과학 이전에 수학이지요. 그러면, 수십개의 운석과 암석에서 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막 지나는 현상이 발견되는 이유를 창조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라늄 동위원소의 붕괴가 전에는 더 빨리 진행되었다는 주장은 적절한 설명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저도 신앙인입니다. 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신앙적 사고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믿음에 반하는 증거가 나올 때 내 믿음에 잘못은 없나 돌아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오류가 없는 분이지만, 그 분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위에서 신앙적 사고라고 했지만, 분명히 반대되는 증거 앞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건 맹신이라고 말해야할 것 같습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측정가능한 반감기를 가지고 붕괴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자연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제한되었을겁니다. 동위원소 붕괴는 하나님이 자연에 심겨놓은 선물로 보입니다. 우리의 지성을 사용해 그분이 얼마나 놀랍게 세상을 창조했나 알아볼 수 있게요. 참 감사한 일이죠. 과학적 사고와 신앙적 사고... ​어쩌면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