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돈으로 유명해지기

별아저씨의집 2012. 6. 24. 12:25

최근 허블우주망원경 소식 때문에 대중매체랑 여러가지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문기자들이나, 방송기자들, 작가들과 통화하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고 인터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하나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잡지사에서 이메일이 왔더군요.


신문에 보도된 허블 우주망원경 시간을 확보했다는 내용을 보고 제 연구관련 심층 취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유명한 잡지였는데 사진은 스튜디오에서 전문가가 따로 찍어야 하고 인터뷰 시간도 따로 필요하다더군요. 


바쁘시겠지만 좋은 기사가 될테니 응해달랍니다.



그런데 이메일 마지막 부분에 이상한 내용이 있더군요.


"교수님도 잘아시겠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내용은 인터뷰 기사는 잡지구독을 전제로 나가는 거랍니다. 


1페이지장 50권 정도 잡지를 구매해야 한다는 군요. 인터뷰기사가 최소 2페이지는 될테니 백오십만원 내고 잡지 100권을 사야한다는 얘기였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내면 인터뷰 기사를 내주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기사를 내주고 잡지를 구독하게 한다는 것을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듣고 보니 그런일이 있겠다 싶더군요.


더군다나 기자의 이메일 뉴앙스를 볼때 공공연히 행해지는 방식 같더군요. 


거참,


잘 팔리는 잡지에 멋진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유명해 질수 있으니 잡지를 100권이 아니라 몇백권 사주더라도 인터뷰에 응할 사람이 많겠더군요.


그러고보니 최소한 이 잡지에 (그리고 상당히 많은 잡지도 아마도) 나가는 인터뷰 기사들은 그렇게 돈을 주고 내보낸 광고 같은 것이겠더군요. 


TV광고도 하고 신문 광고도 하는데 자신을 알리는 좋은 기회이고 잡지사는 잡지 팔아 좋고 지면 채워 좋고 뭐 그런 것이겠죠.




이메일을 받자 마자 5분만에 답장을 보냈습니다.


저는 잡지사는 일은 관심이 없다고.




기분이 좀 찹찹했습니다. 


돈으로 유명해지는 사람들 혹은, 그 구조가 영 메스껍습니다. 


물론 아주 유명한 사람은 인터뷰 실어준다면서 잡지를 사라는 요구도 하지 않겠지요. 


반면, 고만저만한 사람들,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좋은 고객이 되겠네요. 


이런 내용을 블로그에 쓰면 앞으로는 잡지 같은데서 인터뷰하자는 얘기도 꺼내지 않겠네요.


뭐 그래도 좋습니다. 




유명해지려고 발버둥쳐도 고만고만할 텐데,


가장 지혜로운 태도는 죄다 무시하고  박차고 나가버리는 것이겠죠.


이런 게임을 너희들이나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