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내 학생의 첫 논문

별아저씨의집 2011. 5. 11. 23:24
박사과정 학생에게 준 프로젝트가 끝나서 논문 작업을 하고 있다.

제대로 논문을 써 보기는 처음이라 오랫동안 끌고 있던 그 학생이 드디어 논문 작업을 마무리해서 나에게 드래프트를 넘긴 것이 두 주 전이다.

역시 경험없는 학생이 쓴 논문의 드래프는 대수술을 필요로 한다. 구조와 내용, 표현 등 전체적으로 논문을 고치느라 한 1주일 공들여 작업을 했고 대대적 수정을 거쳐 지난 주에 핵심 동료들에게 보냈다.

한 주 정도가 지난 오늘 아침, 꼼꼼하기로 소문난 UC 얼바인의 교수인 Aaron Barth에게서 코멘트가 왔다. 

일단, 논문의 그림 등등 데이타와 결과를 표현하는 작업이 탁월하다는 칭찬을 했고 몇가지 제안을 한 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훌륭한 작업이라 칭찬했다. 뿌듯한 코멘트다.


이번 논문은 나름 큰 의미가 있다. 한국에 와서 받은 첫 학생이 쓰는 논문이라 사실 제대로 그리고 훌륭하게 만들고 싶었다. 내 연구 스타일이야 동료들이 잘 알지만, 학생들을 어떻게 훈련시켜고 지도하며 좋은 논문을 쓰게 할지 등등 지도교수로서의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이번 논문이 바로 첫 시험무대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꼼꼼한 Aaron의 좋은 평가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지난 주부터 산타바바라에 가 있는 내 학생과 스카이프로 토론하면서도 그런 마음을 전했다. 논문에 들어갈 그림 하나를 최종확정하기 위해서 수십번은 다시 그렸고 까다로운 내 질문들과 코멘트들을 상대하느라 그도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결과가 다 나온 뒤에 논문쓰는 작업에 진도가 잘 안나가면서도 나에게 싫은 소리도 여러번 들었으니 그도 많이 고생했다. 물론 나는 그것이 그를 위한 좋은 훈련과정이라고 믿는다.  

자, 이제 동료들이 보내준 좋은 제안들을 토대로 추가작업을 하고 논문을 수정하고 논문을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