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를 읽다

별아저씨의집 2010. 10. 19. 21:50

서평 내지는 자문을 부탁한다며 경향신문 기자가 책을 보내주었다.

우주는 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저절로 창조되었다는 주장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이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쓴 걸까, 궁금했다. 그래서 책이 출판되면 읽어볼 예정이었는데 마침 책이 생겼다. 

읽어보니, 글쎄, 뭐 별로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없다.


철학은 죽었다라고 책을 시작한 그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없다는 과학적 결정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나서는 파동현상과 같은 양자역학을 얘기를 하다가 소위 대통합이론이라고 하는 M이론을 설명한다.

그리고는 잘 조절된 우주를 설명하면서 약한 인류원리와 강한 인류원리를 다룬다. 

강한 인류원리에 동의하는 그는 그러나 결국 강한 인류원리를 신의 설계로 설명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단지 질문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며.

마지막으로 그는 우주에 중력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우주는 무에서 저절로 창조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M이론에서 유추되는 수많은 우주 중에 결국 우리가 사는 우주가 저절로 탄생된 것이라고.

흠... 그럼 M이론으로 표현되는 '우주가 저절로 탄생되는' 원리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왜 '무'가 아니라 '유'일까 라는 철학적 질문을 시도한 그의 과학적 답변은 별로 그렇게 위대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가 필요없다고 한 그 신은 대략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작위적인 신들이다. 물론 많은 기독교인들도 그런 작위적인, 아무렇게나 자연계에 개입하는 변덕스런 신을 믿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비판하는, 만년 전에 지구를 만든 창조과학자들의 신이 꼭 기독교 신학에서 말하는 신은 아니다.  신의 창조행위나 자연계와 반응하는 방식은 제우스 신이 번개를 내리는 방식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왜  신이 우주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우주는 저절로 창조된 것이라는 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일반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은 뒤에 우주가 저절로 창조되었다는 호킹의 논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글쎄다.  

이 책이 화제가 되는 것은 새로운 획기적인 이론이나 논리적 엄밀성 때문이 아니라 그의 유명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자세한 비평은 천천히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