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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교원단체 가입 교사명단 공개에 대한 논평

별아저씨의집 2010. 4. 21. 00:25
[성명서] 교원단체 가입 교사명단 공개에 대한 논평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는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의 불법적인 공개를 철회하고, 
진정한 학부모의 알 권리와 소통을 위한 교단의 노력들을 발굴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 국회의원과 언론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 공개하는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돼

▲ 학부모들은 교사의 소속 교원단체가 아닌 교사의 교육 방침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열의 여부를 알고 싶어해

▲ 학부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소통하기 위해 교사들이 벌이는 ‘학부모에게 편지 보내기’, ‘가정방문’ 등의 운동을 발굴하고 격려해 진정한 학부모의 알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해야

조전혁 의원에 이어 동아일보까지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각급 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노조 가입 현황과 관련한 실명 자료를 인터넷에 공시하거나 언론 등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을 결정을 무시하는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법을 가장 잘 준수해야 할 국회의원과 언론이 앞장서서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이런 사태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그들은 이번 교원단체 소속 교사 명단 공개를 ‘학부모의 알 권리’라는 차원에서 시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담임 선생님이 어느 교원단체에 소속해 있느냐 하는 것보다 그 선생님의 교육철학이나 교육방침, 교육과 아이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과 열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보면 어떤 교사가 어느 교원단체에 소속해 있느냐 하는 것은 그 교사의 성향의 일부분을 나타내줄 뿐이고, 실제 교육활동의 충실성과 탁월성 여부는 그 교사가 가진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좌우를 한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하고 학교와 교사는 이러한 학부모들의 궁금증에 대해 응답해줄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응답은 교사 개인에 대한 불법적이고 사적인 정보공개 방식이 아닌, 교원단체들의 자발적인 교육실천운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각 교원단체 별로 단체의 방향과 상황에 맞게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채워주고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의 경우 매 학기 초 “학부모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을 통해 전 회원들이 3월 첫날 담임 교사인 자신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세세한 교육방침, 학부모에게 부탁하는 사항 등을 적은 편지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3월 말부터 4월 말 사이에는 “가정방문 운동”을 통해 학생의 가정 상황을 살피고 학부모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외에도 학기 말, 학년 말 시간을 통해 학부모에게 학생에 생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편지로 담아 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에 대해 학부모들이 보내는 큰 호응과 신뢰를 보면서 학부모들이 교사에 대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너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가 이러한 학부모들이 교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과 이에 응답하기 위한 교원단체들의 자발적인 노력들을 외면하고 굳이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 공개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진정으로 학부모의 알 권리를 채워주기 위함이 아니라, 학부모의 알 권리를 명분으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과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함이 분명하다.

현재 교원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보기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 교원단체의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 교원단체가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넘어 아이들을 중심에 둔 활동을 하도록 비판하고 견인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들은 하지 않고, 명단 공개와 같은 불법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은 그 교원단체가 바른 방향을 잡아가는 데도, 전체 교육과 아이들을 위하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전혁 의원과 동아일보는 지금이라도 교원단체 가입 교사 명단의 불법적인 공개를 철회하고, 진정으로 학부모의 알 권리와 소통을 위해 힘쓰고 있는 교단의 노력들을 발굴하고 격려해야 할 것이다.

2010년 4월 20일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