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프로포잘 내고...

별아저씨의집 2010. 2. 17. 21:55
3년짜리 연구비를 신청하기 위해 프로포잘을 쓰느라 한동안 고생했다. 오늘 오후 늦게 신청서 접수 버튼을 클릭하고 나니 후련하긴 한데 쫌 허전허다.

한글로 써보는 첫번째 프로포잘이라 그런지 진도가 영 안 나가더니 설 연휴가 다 되어 발등에 별똥별들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글이 좀 써졌다. 하긴 뭐, 논문도 그렇고 한글로 그런 내용을 기술해 본 적이 없어 영 어색했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 나는 그동안 내가 쓴 수많은 프로포잘들을 몇개월 혹은 몇년 지나 읽어볼 때면 참 잘 쓴 훌륭한 연구계획이다라며 스스로 감탄한다. 이 정도면 당연히 관측시간이나 연구비 주어야 한다고. 우습지만 정말이다. ^^

3월 부터 석사 학생 두 명을 받는다. 8명 석사신입생 중에 4명은 미리 지도교수를 정하고 지원을 했고 나머지 4명이 최근 1,2,3 순위를 적어냈는데 모두 나를 지도교수 1순위로 지목했다. 신임교수들이 원래 인기가 있단다. 어쨌거나, 2명 초과해서 받기는 과의 사정 상 어렵고, 석사 두명 받아, 박사 한명 합하면 이제 그룹미팅도 시작하게 되겠다. 물론 학생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만만치 않다. 

신임교수들이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에 연구비를 신청했는데 3년간 지원하는 연구비가 년간 4천2백만원 수준이란다. 학생 둘 월급주면 땡이겄다. 물론 그마저도 경쟁률이 높다한다. 미국과 비교해서 뭐 그렇지만 NSF의 3년짜리 연구비는 보통 20-30십만 불 정도이고 신진연구자를 위한 5년짜리 지원사업도 비슷한 수준이다. 관측을 위해 한번 해외에 나갈때 삼백 정도씩 깨지는 나는 이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한다. 즉, 다른 연구비도 또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프로포잘 마감 한번 지나면 목과 어깨 사이가 무척 딱딱해진다. 아내가 해주는 안마, 너무 아프다. 오늘 저녁은 좀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