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팔로마 천문대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별아저씨의집 2010. 1. 2. 19:59
팔로마 천문대에 관측을 왔다.
남켈리포니아의 햇살이 포근하다.

그럭저럭 좋은 날씨에 좋은 데이타를 얻다. 
중간쯤에 집채만한 텔레스콥을 돌리는 모터에 문제가 생겨 스태프들이 망원경 안으로 들어갔다. 일생의 기회다싶어 따라 들어갔는데 망원경 왼쪽에 달린 west-arm 내부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거기에 있는 오일 밸브들을 풀고 잠그고 펌프질을 했다. 오~ 상당히 쿨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최대 구경을 자랑하던 팔로마 5미터 망원경이니 이런 일도 가능하다. 요즘 만들어진 10미터급 망원경과 달리 예전에는 망원경을 덮고 있는 돔도 엄청나게 컸고 망원경의 덩치도 무척 컸다. 그러니 망원경 내부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지. 작업을 끝내고 시계를 보니 바늘이 자정을 가르키고 있었다. 해피 뉴이어 서로들 한바탕 웃으며 새해 인사를 했다.

몇가지 작은 문제들 외에, 내가 사용한 Triplespec이라는 적외선카메라 분광기는 별 이상없이 부드럽게 돌아갔다. 가까운 은하들에 있는 별들의 운동을 연구하기 위한 관측이었다. 해뜨기 직전까지 밀어붙여 계획한 것 이상의 데이타를 얻고 간다. 감사했다. 평범한 좋은 밤을 보내는 것 자체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2009년을 보내고 2010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