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까칠한 대한항공 카운터 직원

별아저씨의집 2010. 1. 1. 18:28
인천공항에서 긴 시간을 기다려 카운터로 나가 여권을 제시했더니 대한항공 직원이 이티켓을 달란다. 이 무슨 소리인가? 종이 티켓도 아니고 이티켓을 달라니. 전자티켓인테 뭘 달라냐고 했더니 그 다음에는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다. LA라고 했더니 미국입국할때 이티켓이 필요한데 지금 어디서 프린트를 할 거냐고 한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어서 약간 당황했는데 잘 생각해 보니 이거 이 직원이 까칠하게 나오는 거다. 수속할 생각은 안하고 미국입국수속할 때 보여달라고 할수도 있는데 지금 어떻게 출력을 할거냐는 거다. 그러니까 이테켓을 출력해서 갖고 오지 않았다고 구박하는거다. 완전 협박이다. 옛날 종이 티켓을 사용할때는 그런일이 있었지만 지금 전자시대에 그러니까 컴퓨터로 금방 확인이 되는 시대에 누가 이티켓을 보자고 하는가. 걱정말라고 그런 일 없으니 체크인 수속을 하라고 했다. 이티켓 안갖고 다닌다고 미국입국수속을 빌미삼아 나에게 고자세를 보이는 건데..  그럼 왜 그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티텟을 보여달라고 한 걸까? 뻔하지 않는가. 자기 편의를 위해서다. 수속을 하라고 했더니 예약번호를 달란다. 여권을 주었으니 이름과 주민번호를 치면 예약상황이 다 나올텐데 또 구박이다. 이 아저씨 정말 까칠하네. 꼭 프린트한 것을 들고 다녀야 하는가? 여권을 주었으니 찾을수 있지 않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수속을 밟는다. 

직원이 남자라서 그랬을까? 보통 남자들이 더 무뚝뚝하잖아. 왜 이렇게 서비스가 엉망일까? 고객의 편의를 위주로 해서 서비스를 해야지. 왜 그렇게 고자세로 나오는 걸까? 지난 십년동안 미국입국수속을 삼십번은 넘게 했을텐데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편 체크인 할때 이티켓을 보자는 얘기는 한번도 들은 일이 없다. 대한항공은 이테켓을 들고다녀야 하냐고 했더니 미국이 권하는 권고사항이란다. 어이가 없다. 필수사항이 아니고 권고사항이면, 그리고 고객이 프린트한 것이 없는게 뻔하면 그렇게 수속을 해 주어야지. 왜 고자세로 나오는 건지 기분이 상당히 안좋았다. 미국으로 가는 초행길 여행자라면 얼마나 당황을 했을까? 대한항공은 몇번 타본 일이 없지만 여지껏 서비스가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 직원 때문에 영 대한항공 이미지 버렸다. 새해에 미국에 갈 일이 여러번 있는데 대한항공 타지말까? 대한항공 체크 인 카운터 직원 서비스 교욱 다시 하라! 다시 하라!

이번 일을 겪으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힘있어 보이고 높은 사람처럼 보이면 공손하고 친절하게 하고 별볼일 없어 보이면 무시하고 강하게 나오는 태도들. 몸도 별로 안좋고 공항까지 오느라 지쳤고 긴 줄에 서서 기다리면서 피곤했다. 처음부터 강하게 따지고 들어갔으면 이렇게는 못나왔겠지. 반말을 섞어 고자세를 취하면 좋은 서비스를 받고 고분고분 평범하게 있으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경험들. 그 옛경험들이 마구 부활해 떠오른다.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한국사회는 그것이 좀 더 노골적이다. 한국에 산다는 걸 새삼 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