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2009년 성탄

별아저씨의집 2009. 12. 27. 21:08




오랜만에 한국에서 성탄절을 맞았다. 서울구석 캠퍼스에서 살다보니까 소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별로 느낄수 없었다. 다행이었을까. 해마다 성탄절이면 어떻게하면 정말 성탄절답게 보낼수 있을까 고민한다. 한껏 차려입고 쇼핑몰과 젊음의 거리를 활보하던 철없던 시절은 이제 지났고 상업주의에 물든 돈쓰는 크리스마스를 비판하던 시절도 지났다. 화려해야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에 진정 주님은 어디에 계신걸까? 여기저기 무늬는 있는데 왜 주인공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을까? 

성탄절에 교회에 갔더니 용산참사 현장에서 드리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에 공식행사로 참여한다고 한다. 안그래도 가보지 못해 빚진 마음이 구석에 있었는데 좋은 기회다 싶었다. 이름이야 어떻게 붙였든 어떤 이유로 참석했든 몇백명쯤 되는 사람들이 추운 날씨 속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성찬식을 할때 불려지던 짧은 찬송이 귀에 아직도 은은하다. '세상 죄 다 지신 하나님 어린양 자비 베푸소서'. 

21세기 민주화되었다는 한국사회,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다는 것, 나는 도대체 이해할수 없다. 용산참사가 난 지 340일째. 누구의 잘못일까를 떠나서 그분은 이 긴 상처를 보듬어 안으시려 애쓰고 계시지 않을까.